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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10-07-12 13:26 |
| ㆍ분 류 |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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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조회: 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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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로운 삶-청주교육대학교 학보 칼럼
어느 해보다 무덥던 어느 날,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아주 평범한 이야기지만 우리의 삶을 돌이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라 소개해 본다. 이야기는 어떤 재벌의 이야기다. 그는 일생 동안 성공을 위해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 왔다. 그는 남보다 일찍 일어났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땀을 흘려 노력했고, 남들이 먹고 즐기고 있는 시간에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허리를 졸라매고 절제된 생활을 하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그는 일찍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부와 명예를 이루었다. 사람들은 그를 성공한 사람이라고 부러워하며 존경했다. 그 역시 자신의 삶을 자랑스러워했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만한 가치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긍지를 갖고 살았다. 그의 나이 56세가 된 어느 날 그는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음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그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남은 생명은 한 달이었다. 그는 병상에 누워서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그는 거기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삶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으며, 정말로 자신의 삶이 가치로운 삶이었을까 하고 돌이켜 보게 되었다. 죽음을 앞둔 그에게 엄청난 부와 명예가 위로가 될 수는 없었다. 문병 온 친구가 실의에 빠진 그를 위로하였다. “그래도 당신은 성공한 사람일세. 많은 사람들이 자네를 성공의 모델로 삼고 열심히 살고 있다네. 자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젊은 나이에 다 이루지 않았는가? 모두가 당신을 부러워하고 있네.” 이에 그는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였다. “이제껏 나는 누구보다도 가치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고 자부하고 있었네. 그러나 지금 와서 이 모든 것이 나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네. 나는 정말로 귀한 것을 잊고 살았어.” 친구가 물어 보았다. “자네는 앞으로 무엇을 더 이루고 싶은가?” 그는 대답했다. “내가 지금 간절히 이루고 싶은 소원이 하나있네. 남아있는 한 달간의 삶을 병상에 누워 있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그동안 잊고 살았던 고향으로 가고 싶네. 그곳에서 부모님께 평생에 못해 본 효도를 하고 싶네. 나는 어릴 때부터 고향을 떠나 부모님을 진정 기쁘게 해 줄 여유가 없이 살았어. 부모님께 어리광 한번 못부리고 팔다리 한번 주물러 드리지 못한 것이 한이 되네. 그리고, 어릴 때 같이 뛰어 놀던 친구를 만나서 밤늦도록 우정을 나누고 싶네. 산과 개울에 들어가 첨벙대며 놀아보기도 하고 어릴 적 이야기를 하며 마음껏 웃어보고 밤하늘 아래서, 술잔을 기울이면서 우정에 취해 보고 싶네. 나의 삶은 오직 한 목표만을 향해 앞만 바라보고 평생을 긴장하며 매진해 왔지만, 진정 귀한 삶을 잊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 안타깝기 그지없네, 만일 누가 나에게 이러한 삶을 한 달간 연장해 줄 수 있다면, 나는 이제껏 내가 이루어 온 부와 명예와 바꾸고 싶은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네......”
우리 자신도 스스로의 삶을 뒤돌아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진정 행복하고 가치롭고 아름다운 삶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삶의 가치 기준은 도대체 어디에 두고 살아야 하는가? 삶의 가치를 목적에 두는가, 또는 과정에 두어야 하는가는 사실 선택의 문제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너무 목적 지향적인 삶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매일 매일 접하는 정치판의 유치한 권모술수를 보며 우리는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며, 하루를 거르지 않고 연재소설 쓰듯이 터져 나오는 사건 사고의 소식에 이제는 무감각해져 버린다. 강단에 서서 자신의 수업이 최고의 가치인양 열심히 외치는 교수의 모습에서 학생은 무료함을 느끼게 되고 학생들의 철없음과 해이함에 교수는 섭섭함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오히려 탈옥수 신창원의 도주 행각에서 청량감을 느낄 정도로 도덕적 해이함과 정의적 삶의 일탈을 경험하면서 씁쓸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
이제는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뒤를 한번 돌아보자. 앞에 있는 목표로부터 눈을 돌려 우리의 삶 자체를 한번 돌이켜 보자. 지금의 목표가 과연 나에게 전부가 될 수 있는지. 중요한 다른 것은 빠트린 것이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갖자. 대학인으로서 나의 삶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정 의미를 제시해 줄 수 있다고 믿는지... 한 달의 시한부 생명을 일생의 성취와 바꾸고 싶다고 토로한 재벌의 안타까움이 진정 허세이고 있는 자의 욕심으로 돌려버릴 수 있을까?
진정 아름답고 가치로운 것은 특별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곳에 있어서 누구나 구할 수 있는 곳에 있다. 사랑, 행복, 기쁨 등은 개인의 능력이나 재력, 성취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한다. 우리의 삶이 권태롭고 짜증이 난다고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성취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스스로가 아름답고 가치로운 삶으로부터 마음을 굳게 닫고 외면하고 앞만 보며 열심히 카레이서처럼 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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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2002년 학생생활연구소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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